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감회가 남다르지만, 이번 아이슬란드 작업은 나에게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30년 간 국내에서 해온 모든 작업들은 나만의 사적 성소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나를 끌어당기는 장소를 찾고, 그 장소에서 명상을 통해 깊은 상태로 침잠했다. 그리고 맑고 고요한 상태에서 미세한 떨림을 느끼며 공간의 에너지와 공명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터키의 카파도키아, 스페인의 산티아고 등과 같은 해외의 작업 장소들은 대부분 공적 성소였다. 오랜 시간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혹은 그 영감으로 만들어진 종교적 장소들에서 나는 인류가 오랫동안 가져온 영적 세계에 대한 열망과 신성 추구의 경험을 공유했다.
아이슬란드로 출발할 당시 나는 사적 성소의 연장선상에 서있었다. 마음이 닿는 장소에 머물며 공간의 에너지와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될 거라는 어렴풋한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에 도착했을 때 나는 완전히 백지 상태가 되었다.
아이슬란드는 지금껏 내가 경험한 곳들과는 전혀 달랐다. 그곳에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에너지의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표면 아래에서 들끓는 용암의 뜨거움 입김과 지표면 위 거대한 빙하가 내뿜는 차가운 기운이 하루에도 수차례 포효하듯 뒤엉켰다. 그것은 음과 양의 조화 이전의 상태였다. 마치 지구에서 생명이 막 태동하던 과거 어느 시점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이었다. 거기에 고요한 명상과 침잠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나는 장소와의 내밀한 공명이 아니라 휘몰아쳐 내 영혼까지 뒤흔드는 에너지의 음성을 받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선물 같은 장소들이 있었다. 내가 설치작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마음속의 선경들이었다. 저절로 Anima(영혼, 정신을 뜻하는 라틴어)가 떠올랐다. 모든 장소, 동물, 식물, 자연현상이 의식과 감정을 지니며 인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애니미즘의 믿음이 우파니샤드, 물활론, 범심론을 상기시키며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애니미즘이 왜 모든 종교의 기원이며 근본원리인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간 나의 모든 작업에는 주체로서의 내가 있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에서 나는 자주 옅어지고 투명해졌다. 아이슬란드에서 작업하는 동안 나는 내내 열에 들떠 있었고, 거대한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으로 가슴이 요동쳤다. 아이슬란드를 통해 그 문을 열 수 있을까? 그 문 너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슬란드 작업도, 나의 모험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천 년 동안 하얗게 얼어붙어 있는 빙하, 그 거대한 얼음덩어리들의 일부가 녹으며 수직으로 쏟아지는 폭포, 거세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때문에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길들,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분화구, 그 주변에서 일렁이는 뜨거운 흙덩어리와 치솟는 수증기, 오래전 굳어버린 용암 지대 위를 오랜 세월 뒤덮고 있는 이끼들, 어둠이 깔리지 않는 백야의 하늘, 그 하늘 아래로 펼쳐진 거친 바위산과 골짜기 그리고 푸른 빛이 감도는 강과 호수……, 지상의 빙하가 내뿜는 냉기와 지표면 아래의 마그마가 토해내는 열기가 격렬히 충돌하며 공존하는 그곳엔 음양이 분리되기 전의 태초처럼 거대한 혼돈의 에너지가 뒤엉켜 펄떡이고 있었다. 입문식을 치르듯 긴 여정을 통과한 끝에 그 풍경을 마주한 예술가는 최초의 자연을 발견한 인간처럼 경외감에 전율했다. 그리고 미처 명상에 잠길 겨를도 없이 밀려드는 야생의 에너지에 몸을 내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 미지의 에너지는 그가 험준한 바위산을 힘겹게 오르내리고, 가파른 절벽의 협소한 길을 위태롭게 걷고, 차가운 물보라가 날리는 폭포수에 뛰어들고, 뜨거운 수증기와 세찬 바람을 몸으로 이겨내며 쉼 없이 빛을 터트리도록 이끌었다. 그가 터트린 작은 섬광들은 소립자처럼 명멸하며 광활한 자연 속에서 춤을 추었다. 나비와 기호 형태의 빛들은 무리를 지었다가 때로 뿔뿔이 흩어지기도 했고, 구불구불한 띠를 이루다가 위로 치솟기도 했다. 그는 날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땅과 물을 예민하게 관찰하며 차 안에서 웅크린 채 눈을 붙이다가 또 다시 휘몰아치는 에너지와 빛의 길을 따라갔다. 그토록 밀도 높은 고투의 과정은 고스란히 화면에 응축되어 이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정록 작가의 새로운 사진 작품들은 그렇게 태어났다.
빙하와 화산의 섬, 아이슬란드. 왜 이정록 작가는 그곳에 갔을까? 그것은 지난해 그때까지 해왔던 작업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 세계의 방향성을 다시 가늠해본 결과였다. 그에겐 그만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오래된 화두가 있다.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된 이 우주에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작가에게 감지되는 에너지의 세계를 시각화하겠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 생각의 뿌리는 2006년부터 시작된 <신화적 풍경> 연작에 있다. 특정한 장소들을 영적인 느낌이 강한 풍경으로 해석한 이 연작 중엔 빛을 발산하는 나무가 등장한다. 이 나무의 모습은 그의 체험에서 비롯되었다. 나무의 영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어느 날 전북 고창에서 감나무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의 눈에 마른 나뭇가지 끝에서 꿈틀거리며 발산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생생히 보였던 것이다. 이때의 초감각적인 체험은 마치 계시처럼 그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그는 플래시라이트를 이용해 나뭇가지 끝의 신령한 에너지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세계 도처의 신화에서 숭고한 이미지로 등장하는 빛이야말로 원초적인 생명성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매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빛을 이용한 작업 방식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생명나무> 연작으로 발전하면서 이정록 작가의 예술 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역할을 하였다. 신성한 빛을 머금은 <생명나무> 연작은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그의 대표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정록 작가는 생명나무에 그치지 않고 성스러운 장소, 즉 ‘성소’를 찾아다니며 빛을 이용한 작업을 해나갔다. 여기서 ‘성소’란 장소의 의미와 작업의 형식에 따라 사적인 성소와 공적인 성소로 나뉜다. 2008년부터 시작된 <사적 성소> 연작은 작가의 개인적인 느낌에 따라 선택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작품들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장소가 거룩한 느낌이 든다면 그 주변을 정갈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신령스러운 기운을 풍기는 돌이나 나무 등으로 의식을 행하듯 성소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제 그곳은 작가만의 특별한 성소가 된다. 그리고 명상에 잠겨 공간의 에너지와 공명하며 촬영을 진행한다. 이런 방식으로 신성한 장소를 발굴하고 구축해가는 <사적 성소> 작업은 주로 국내에서 이루어졌다. 그에 비하여 공적인 성소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작업은 대체로 국외에서 진행되었다. 공적인 성소는 터키의 카파도키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숲, 고대 유적, 길, 바다 등을 가리킨다. 그런 곳에 깊이 서려 있는 거룩한 에너지를 나비라는 상징적인 형태의 빛으로 드러낸다. 이것이 2016년부터 시작된 <나비(Nabi)> 연작의 특징이다. 나비는 동서양 문화에서 영혼을 상징하고 히브리어로 선지자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사적인 성소와 공적인 성소를 거치며 작업을 이어온 이정록 작가는 지난해 자신의 예술 세계를 어떻게 심화시킬 것인지 고민했다. 그때까지 해온 성소와 관련된 작업들은 모두 영성의 시선으로 설정한 장소를 배경으로 하였고 표현의 바탕에는 신화적 상상력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특정한 장소의 의미나 신화적 상상력도 결국 인간의 역사와 문화적 한계 내에서 작동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한계를 넘어 더욱 근원적인 것에 다가가고 싶었다. 그것은 사적인 성소나 공적인 성소로 분별되기 이전의 보다 원시적인 자연의 에너지와 신성에 대한 갈망이었다. 그래서 그가 지난해 여름 찾아간 곳이 아이슬란드였다. 여전히 문명의 때가 많이 묻지 않아서 야생 상태의 자연이 있는 곳을 택한 것이다. 외계 행성처럼 보이는 낯선 자연의 모습 앞에서 그는 원시 사회나 종교를 체험하기 전의 자연인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도처에서 약동하는 자연의 에너지를 느끼며 ‘Anima(영혼, 정신을 뜻하는 라틴어)’를 떠올렸고, 모든 자연의 사물과 현상에 영혼, 의식, 감정 등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적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아가 대자연의 힘에 압도되고 동화된 나머지 자의식이 희미해지는 상태에 빠지곤 했다. 그래서 그는 자연의 에너지가 이끄는 대로 작업에 임했다. 촬영은 주로 아이슬란드의 외곽 순환 도로 근처에서 이루어졌고, 때에 따라 강 16개를 건너서 깊이 들어가야 하는 험지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에서 진행한 작업들을 보면 기존 작업들과 유사한 점도 있고, 차이가 나는 점도 있다. 유사점은 <나비> 연작에서 사용된 나비 형태의 빛과 2011년부터 시작된 <디코딩 스케이프(Decoding scape)> 연작에서 등장했던 기호 형태의 빛이 아이슬란드 작업에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특정한 형태의 빛들을 사용한 이유는 작가가 체감했으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단순한 빛이 아니라 풍부한 상징성을 지닌 빛으로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비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영혼과 선지자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ㅅ’ 과 ‘ㅇ’이 합쳐져 마치 사람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기호는 다석 유영모의 한글 형태 해석에 영향을 받아 이정록 작가가 새롭게 조합한 상형문자 같은 것이다. ‘ㅅ’ 은 생명, 인간을 의미하고 ‘ㅇ’은 시간과 공간의 근본인 공(空), 우주, 하늘을 의미한다. 즉 하늘을 동경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이렇게 특정한 형태의 빛들을 이용한다는 점은 전작들과 유사하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은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짙푸른 호수와 하늘을 배경으로 분화구 위에 커다란 둥근 달처럼 나비 무리의 빛이 떠있는 작품이 있다. 이 사진에서 호수, 분화구, 원형의 빛은 모두 평면적이거나 단순하게 보이는데 전체적으로는 추상적이면서 강렬한 초월성이 느껴진다. 그 모습은 물과 불의 에너지가 공존하는 아이슬란드를 초월적인 공간으로 상징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이슬란드 연작을 대표할 만하다고 본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사람 형태의 빛나는 기호들이 삼각형으로 솟은 바위 주변을 둥글게 돌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기호를 이용한 전작들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아마 신령한 바위를 숭배하듯이 돌고 있는 것들이 그저 나열된 기호들이 아니라 추상화한 생명체라는 것을 이론적인 설명을 듣지 않아도 즉시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장소성과 기호의 의미가 서로 적절히 스며들어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 있다. 푸른 호수 한가운데 식물들이 자라는 작은 섬 주변을 나비 형태의 빛으로 드로잉한 사진들이다. 이 연작에는 분홍 빛과 노란 빛들이 녹색 식물들 사이에서 화사한 꽃처럼 피어나거나 수직으로 자라듯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식물들과 호수 위에 아치 형태로 빛의 띠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 빛들은 마치 식물들이 발산하는 신령스러운 기운인 오라(aura)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식물의 섬과 빛 드로잉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 연작에서 매우 흥미로운 점은 배경이 백야(白夜)라는 것이다. 지평선 너머의 태양빛으로 인해 밤이면서도 낮처럼 밝아 보이는 백야는 아이슬란드가 북극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이다. 이 백야는 이정록 작가가 추구해온 독특한 시공간의 경험이 더욱 확장될 만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제까지 주로 낮과 밤, 빛과 어둠의 경계가 뒤엉키는 시간에 드러나는 공간의 에너지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아이슬란드에서는 백야 덕분에 그 경계의 시공간을 더 오랫동안 만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드러나는 낮과 어둠 속에 빠져드는 밤이 뒤섞인 경계의 시공간은 어쩌면 차안에서 피안으로 인도하는 헤르메스(Hermes)가 지배하는 시공간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의 작업 과정에서 생성된 빛들은 눈에 보이는 상징적인 형태를 띠면서도 보이지 않는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는 점에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헤르메스와 같은 매개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백야라는 헤르메스적 시공간에 헤르메스적인 빛으로 드로잉된 이 연작들은 경계성의 의미를 더욱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예술가의 상상력과 표현 방식은 그의 세계관 안에서 자라나기 마련이다. 이정록 작가는 영성이 충만한 세계를 관조하며 신화적 상상력과 상징적인 표현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리고 그 작업의 중심에 빛이라는 언어가 있다. 빛으로 순간을 포착하는 카메라와 사진 매체를 사용할뿐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조명 기구를 이용해 독특한 빛 드로잉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빛은 물리적으로 파동이면서 입자라는 양면성을 가지기 때문에 가시적인 물질과 비가시적인 에너지의 양상을 동시에 드러내기에 유의미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려는 이정록 작가에게 빛 드로잉은 필연적인 어법처럼 보인다. 나아가 그에게 빛은 물리적인 차원을 넘어 사물의 내면과 깊은 무의식의 세계를 밝히고, 영성의 바다로 이끄는 매개체라는 의미가 있다. 이번 아이슬란드 연작은 사적 또는 공적인 성소와 차원이 다른 거대하고 격렬한 야생의 에너지 장에 접속하여 그 일부만 이정록 작가의 헤르메스적인 빛으로 드러낸 작업이라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슬란드에서 그가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모험을 감행할지 기대된다. 그는 ‘아이슬란드 작업은 이제 시작이고 거대한 문 앞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아이슬란드에서 또 다른 창조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인가?
백종옥(미술생태연구소장)
A Hermetic Flash of Light Dancing on the Island of White Night
Glacial ice, white and frozen for millennia, and the vertical waterfall created by the water melted from parts of that glacier: Roads that disappeared without a trace because of the strong water current; constantly boiling volcanic craters, scalding hot lumps of soil and steam jetting out; moss that is covering the long-solidified lava fields; sky in the white night, every so bright; rough rock mountains and valleys under that sky; blue rivers and lakes... The cold air emanating from the glacier over the ground and the heat of magma erupting underground collide violently while existing together: The massive energy of chaos, like in the beginning before yin and yang were separated, intermingle and pulsate. The artist, coming across that majestic scene after a long journey initiating him to the land, trembled in awe, like the human who discovered nature for the first time. Even without the time to meditate on the view, he was forced to let himself be washed away by the flowing wild energy. That unknown energy led the artist to climb the rough rock mountains, tiptoe on the narrow roads on the wide of steep cliffs, jump into the cold waterfall, and withstand hot steam and strong winds, all in the attempt to constantly flash the lights. The little lights he flashed flickered like the elements, dancing in the vast nature. The lights shaped like butterflies and symbols crowded and dispersed, forming strings and jetting upwards. Every day, the artist closely observed the sky and the water constantly changing every moment; he would huddle in his car for a few hours’ sleep, and then continue following the path of energy and light flowing in nature. His journey of concentrated struggles condensed on the screen in front of the audience. That is how the latest photos by Lee Jeong-lok were born.
Iceland, the island of ice and volcanoes. Why did Lee visit the country? That decision was the result of his reflection on the past work and consideration of his artistic direction. One topic penetrates his artistic world. He hopes to visualize the world of energy that he experiences, something invisible in this world that is composed of matter and energy. The root of that idea is displayed in his “Mythic scape” series that began in 2006. in this series that interprets specific locations as spiritual landscapes, one work features a tree from which light emanates. The way that the tree appears comes from his experience. Interested in the spirit of trees, the artist had been photographing persimmon trees in Gochang, Korea. In the process, he was able to clearly see the life energy radiating from the ends of dry branches. This hypersensual experience was imprinted in his mind like a prophecy. Using a flashlight, he attempted to express the spiritual energy on the ends of the tree branches. He thought that light, appearing with sanctified images in myths from around the world, is the most appropriate medium for capturing the primordial life force. The work using light developed into the “Tree of Life” series in 2009 and solidified the artistic world of Lee Jeong-lok. The “Tree of Life” series that expresses spiritual light captivated Korean and international audiences and became some of his most representative works.
Not stopping short of the “Tree of Life” series, Lee searched far and wide for spiritual locations—or sacred places—to continue his work with light. Such spiritual locations are private or public in terms of their significance and the type of artistic work conducted there. The “Private Sanctuary” series that began in 2008 was photographed in locations that Lee felt were sanctified. For example, when the artist felt that a place was holy, he cleaned and organized the area. Next, he created a spiritual atmosphere for such locations using rocks, trees, and other objects with a sanctified feel, as if he was conducting a ritual. That is how he created a special private sanctuary for his photos. He would then meditate in the space, resonating with its energy as he photographed it. The “Private Sanctuary” series, in which the artist found and established spiritual locations, mostly took place in Korea. On the other hand, his works that involve public sanctuaries were mostly conducted overseas. Such public sanctuaries were in Cappadocia in Turkey, Angkor Wat in Cambodia, and Pilgrimage of Santiago in Spain. These are forests, ancient ruins, paths, and waters with historical, religious, and cultural significance. The holy energies in such spaces were exposed using light taking the symbolic form of butterflies. This is the feature of the “Nabi” series that began in 2016. Nabi, meaning “butterfly” in Korean, symbolizes spirit in many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In that the word means “prophet” in Hebrew, it is an interesting concept.
Lee, having continued his artistic journey in private and public sanctuaries, thought about how to deepen his artistic world last year. His work regarding sanctuaries up until that point were in locations that were set up from the perspective of spirituality, with mythical imagination serving as the background of his expression. The significance of specific locations and mythical imagination, however, was something that operated within the limits of human history and culture in the end. The artist wished to approach the fundamental by going beyond those limits. He had a thirst for primordial energy and spirituality of nature that existed before these places were divided into private and public sanctuaries. That is why he visited Iceland last year. He chose a place that preserved nature in its wild state, without the influence of human civilization. Standing in front of the unfamiliar nature that appeared alien to him, the artist felt as if he were a primitive man who has not yet experienced society or religion. Feeling natural energy flowing everywhere, the artist thought of the Latin term anima, meaning “spirit,” and adopted an animistic worldview that believes natural objects and phenomena contain spirits, consciousness, and emotions. Furthermore, he was overwhelmed by and assimilated into the power of mother nature and often experienced his self-consciousness fading. That is why he photographed places as guided by natural energy. The work mostly took near the beltway surrounding the Island. Sometimes, he went deep inside nature, crossing as many as sixteen rivers.
Some of Lee's photographs from Iceland are similar to those from his previous periods, while others are drastically different. The similarities are in lights shaped like symbols and butterflies, found in the “Nabi” series and “Decoding Scape” series that began in 2011. The artist used these specific types of light because he wanted to express the invisible energy he felt as light with rich symbolism, rather than some plain light. As explained previously, nabi means both “spirit” and “prophet.” The symbols that are shaped like a combination of the Korean letters “ㅅ” and “ㅇ,” forming a silhouette of a person, were influenced by the interpretation of the Korean alphabet by Daseok Yu Yeong-mo. Newly combined, these are in a way a type of pictograph. “ㅅ” refers to life or the human, and “ㅇ” signifies the emptiness, universe, and the sky that are the origins of time and space. That is, these are the shapes of the human that longs for the heavens. In that such specific forms of light is used, this series is similar to his previous works. There i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some works, however. For example, one photo features a group of butterfly-shaped lights gathered together like a large moon floating over the crater in the backdrop of deep blue lake and sky. The lake, crater, and circular light all appear planar or simple in this photo. Overall, however, it looks abstract yet powerfully transcendental. This seems to be an attempt to symbolize Iceland, where the energies of water and fire coexist, as a transcendental space. As such, I believe this photo is representative of the Iceland series. Another photo features shining symbols in the shape of people circling a triangular rock. This work appears more natural than previous photos using symbols: It is immediately apparent, even without theoretical explanation, that the shapes that are circling a spiritual rock as if they are worshiping it are not just a list of symbols but abstracted creatures. In other words, th
Other photos are worth mentioning in another aspect. These display butterfly-shaped lights adorning the edges of a small island filled with plants that are floating on a blue lake. In this series of photos, pink and yellow lights bloom like flowers between green plants. The lights also look as if they are growing out vertically. In addition, they form arches of light above the plants and the lake. These lights are reminiscent of aura, spiritual energy radiated by the plants. In these photos, the plant island and the lights harmonize to form a whole. Another interesting thing about this series is that its backdrop is the white night. Due to the sunlight lying low on the horizon, the light persists throughout the night during the white night season. This natural phenomenon can be witnessed during the summer in Iceland, which is close to the North Pole. The white night is significant in that it provides an environment in which the artist expands his unique experience of time and space. He has been making an effort to capture the energy of space that is revealed during the time when the borders of day and night, as well as light and dark, are blurred. In Iceland, the artist could experience those time-space borders for longer periods of time thanks to the white night. The marginal time-space which combines daytime that reveals everything and nighttime submerged in darkness may be something dominated by Hermes, the Greek god who leads spirits from this world to the other world. The lights created during the artist’s work process take on visual and symbolic shapes that lead the viewers into the invisible world. In that, his photos serve as a medium as Hermes does by delivering the gods’ will to humans. In this regard, Lee's photo series drawn with Hermetic lights in the Hermetic time-space of the white night contains a strong significance of such borders.
The imagination and expressive methods of an artist grow within his or her worldview. Lee Jeong-lok has been observing a world filled with spirituality, continuing his work with mythical imagination and symbolic expressions. At the center of his photographs is the language of light. He not only uses the camera and other photographic tools to capture moments with light but also intentionally uses lighting tools in his process to uniquely “draw” the lights. Furthermore, in that light has the dual physical properties of waves and particles, in addition to simultaneously revealing the visible matter and invisible energy, it is a meaningful medium for this type of work. As such, for Lee Jeong-lok, whose goal is to show the invisible world, the “light drawing” seems to be an inevitable choice. Also, for the artist, the light goes beyond its physical properties, revealing the deep world of unconsciousness and the inner truth of objects, in addition to serving as the medium leading the viewers to the ocean of spirituality. The Iceland series goes beyond the private or public sanctuaries: The artist accessed the field of massive and wild energy, successfully revealing parts of it using his own brand of Hermetic light. That is what makes us anticipate how he will continue his journey in Iceland. He said, “the work in Iceland is just the beginning. I feel like standing in front of a massive door.” Will he be able to open up another door of creation in Iceland?
●Paek, Cnong-Ok, Director 0f Art Ecology Institute